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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애 동문은 NGO로 시작해 대통령실 기후환경비서관에 이르기까지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 활동해 온 환경운동가이며 정책전문가다. 오랜 시간 다양한 문제를 마주해 온 만큼 그 활동 반경 역시 매우 넓다. 2021년 8월 환경보전협회의 상근부회장에 취임한 이후 협회의 방향과 비전을 수립해 국가대표 환경 전문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공고히 하고 있다.
“환경보전협회는 44년의 긴 역사를 지닌 우리나라 대표 환경 전문 공공기관입니다. 본부를 포함해 아홉 곳의 광역지역협회를 두고 있고, 오염된 생태환경을 복원하는 일부터 기업의 환경 기술을 지원해 왔죠. 환경기술인들의 환경 법정교육을 비롯해 학교 환경교육과 시민들을 위한 사회 환경교육을 실시해 왔습니다.”
환경보전협회는 환경 문제에 관련한 다양한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 강과 육지 사이의 수변 구역을 생태적으로 복원해 하천으로 오염물질이 흘러가지 않도록 방지하는 ‘4대강 수변 녹지 조성관리 사업’을 추진하고, 43년간 ‘국제 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을 개최해 새로운 환경 기술과 관련 산업을 알리고 바이어와 연결하는 자리를 마련해온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협회의 사업은 실질적인 환경보호뿐 아니라 ESG 경영과 관련 기술 산업군의 성장을 도모해 국가 산업 경쟁력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성장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어 왔다.
환경보전협회는 2023년 6월을 기점으로 ‘한국환경보전원’으로 명칭을 변경할 예정이다. 2017년에 공공기관으로 전환됐지만, 민간단체로 시작된 협회의 특성상 공공기관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 체계를 만드는 것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협회 명칭 변경은 공공기관의 역할과 성격을 나타내는 중요한 작업이었지만 법을 개정해야 하는 과정이 있어 큰 난관이기도 했다. 이를 위해 김혜애 동문은 환경부와 관련 국회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하며 명칭 전환을 위해 정책을 개정하는 등 큰 기틀을 마련했다. 김혜애 동문은 임기가 끝나는 2024년 7월까지 기관장으로서 협회의 과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완성도를 갖춰 협회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 함께 일하는 임직원들이 공직자로서 조직 운영 체계나 전문성을 향상할 수 있게 이끄는 것이 현재 저의 가장 큰 미션이자 중요한 과제입니다.”
김혜애 동문이 환경운동가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91년이다.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뜻을 모은 20~30대 젊은 직장인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푸른 한반도 되찾기 시민의 모임’이 첫 출발이었다. 발기인 100명으로 시작한 이 모임은 이후 우리나라 환경운동의 대표 시민단체인 ‘녹색연합’으로 발전한다. 다양한 환경 현안에 맞서 운동을 펼쳐온 결과 성과도 있었지만, 때론 오랜 노력이 수포가 되는 일도 겪었다. 더욱 근본적인 변화와 인식 개선에 관해 고민한 끝에 김혜애 동문은 ‘교육’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다.
“시위나 운동의 방법만으로는 부족해 고민이 깊었어요. 사람의 생각과 삶의 방식을 어떻게 하면 변화시킬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교육이 그 방법이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녹색연합 산하에 녹색교육센터라는 교육 전문기구를 만들어 본격적인 환경교육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우리나라 공공기관 최초 제로에너지건물인 ‘서울에너지드림센터’ 센터장으로 5년간 에너지와 건축 환경, 기후변화를 접목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시민들과 더불어 환경에 대한 고민과 문제를 나누는 것 또한 환경운동에서 매우 중요한 활동이라는 게 김혜애 동문의 교육운동 기치다. 시민운동가이자 환경교육운동가로서 긴 세월 다양한 환경 현안을 다뤄온 김혜애 동문은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초대 기후환경비서관으로 그 역할을 확대했다.
“2년 8개월의 임기 동안 4대강 자연성회복, 에너지 전환, 불법폐기물, 가습기살균제 및 화학물질 문제 등 매우 다양한 환경 문제가 중첩돼 있었어요. 특히 미세먼지는 가장 말썽이었던 문제였지만 강도 높은 시행을 통해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며 크게 개선된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김혜애 동문은 청와대 비서관으로서 활동한 3년여의 시간 동안 환경을 정책이라는 틀로 바라볼 수 있었다. 특히 국가기후환경회의, 물 관리 일원화, 에너지정책 공론화 등은 정책수립자로서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였다. 환경 문제에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선택할 수 있는 지평을 열어 장기적으로 더 큰 인식 변화와 참여를 불러올 기틀을 다진 것이다.
유난히 비 피해가 심했던 올해 여름.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가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았다. 기후재난 앞에 다양한 환경 정책, ESG 경영지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해 충돌이 있는 만큼 환경 문제는 절대 단순하지 않다. 김혜애 동문은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과 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진정성 있는 변화와 실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러 상황과 환경, 구조가 얽혀있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의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규제와 동시에 지원을 통해서 기업이 모든 손해를 감수하지 않도록 하고, 국민과 국가, 기업이 함께 갈 수 있도록 제도와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 생각해요.”
김혜애 동문은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산업 구조의 특성상 탄소 무역 장벽은 국가 경쟁력에도 큰 문제가 될 것이라 설명했다. 그만큼 ESG는 마케팅이 아닌, 기업 경영 전반에 녹아들어 체질적 변화를 불러와야 하는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여러 기관과 민간에서 ESG 경영에 대한 기업 지원을 펼치고 있고, 우리 환경보전협회 역시 ESG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건 앞으로의 시장을 고려할 때 매우 절박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가 2050년 탄소제로를 목표로 하는 만큼 단순한 공약이나 선언이 아닌 수치적 점검을 통해 철저히 이행해야 하는 일이죠.”
목표치 달성을 위해서는 강도 높은 활동과 시민사회의 변화가 필요하다. 일상 속 환경보호를 기본값으로 두고, 환경에 대한 인식과 집단지성을 통해 환경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김혜애 동문은 시민의 참여만큼 큰 힘이 없음을 피력했다.
“삶에서 나와 내 가족 외의 다른 가치를 하나쯤 품고 살아가면 좋겠어요. 개인의 삶을 영유하는 동시에 사회적 가치를 위해 일정 부분 투자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가 더 진보하고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걸어온 길만큼 중요한 것이 나아갈 방향이다. 김혜애 동문의 수많은 행보가 빛나는 이유는 그 길이 멈추지 않고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이라는 큰 과제 앞에 망설임 없이 나아간 김혜애 동문의 걸음에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