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s VOL. 261

COVER STORY
‘공유경제’란 물품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하고 차용해 쓰는 공유의 개념으로 인식하는 경제활동입니다.
생산된 하나의 재화를 여럿이 공유해 나눠 쓰는 것이지요.
합리적인 생산과 소비, 무궁무진한 가능성으로 주목받는 공유경제에 대해 알아봅니다.
‘공유경제’란 물품을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하고 차용해 쓰는 공유의 개념으로 인식하는 경제활동입니다.
생산된 하나의 재화를 여럿이 공유해 나눠 쓰는 것이지요.
합리적인 생산과 소비, 무궁무진한 가능성으로 주목받는 공유경제에 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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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번 학생들은 코로나19의 큰 피해자 중 하나다. 드디어 대학생이 된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봄날을 맞았으나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감염병 사태 탓에 로망과는 거리가 먼 일상을 보내야 했다. 지난해 입학한 원현진 학생(에너지공 학과 21) 역시 2학기가 되어서야 기숙사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어려움을 뚫고, 기대와 함께 시작한 독립생활. 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홀로 챙겨야 하는 일상은 TV로만 보던 ‘나 혼자 산다’와 완전히 달랐다. 친구,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자연스럽게 1인 가구의 어려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주변의 많은 학생이 동일한 어려움을 공유하고 있었다. 필요한 것을 어디서 구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19로 교류의 장이 줄어들어 학교 정보나 지역 정보를 구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온라인으로 눈을 돌린 원현진 학생은 커뮤니티에서 성동구에 대한 정보를 찾기 시작했고, 어느새 마을공동체 활동에까지 발을 담그게 됐다. 이렇게 결성된 것이 ‘동네두바퀴’팀이다. 현재 원현진 학생을 포함해 한양대생 5명과 지역주민 3명이 활동하고 있다. 초기 멤버는 6명이었으나 현재는 한양대생 2명이 더 합류한 상태다.
“원래 ‘동네한바퀴’라고 지었는데 동일한 이름으로 등록된 서비스가 있어 한 바퀴를 더 돌기로 했습니다. 함께 성동구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기로 했죠.”
팀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심한 끝에 탄생한 아이디어가 지역민들만 알 수 있는 생활밀착형 정보를 공유하는 ‘하이퍼로컬(동네 생활권) 지도 앱 서비스’였다. 지도 앱에 쓰레기 분리수거 장소나 학교로 가는 지름길 등을 표시해 주면 갓 입학한 새내기들도 한결 편하게 대학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동네두바퀴팀은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주민들에게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마음먹었다. 애초에 창업을 위해 모인 팀은 아니었지만,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뭉쳐 지난해 9월부터 관련된 공모전에 모조리 참가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전문가의 조언과 사업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 ‘2021 스마트 캠퍼스챌린지 아이디어 공모전’은 동네두바퀴팀이 세 번째로 참가한 공모전이었다. 취지 자체가 ICT를 접목해 사회·복지·안전 등 시민체감형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에 실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니, 동네두바퀴팀이 진정 바라던 공모전이었다. 그렇다고 1위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최우수상인 국토교통부장관상을 받은 것은 뜻밖이었다.
“워낙 쟁쟁한 팀이 많아서 최우수상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다만 시험도 포기하고 참가한 대회라 장려상 정도는 기대했죠. 2위까지도 호명이 안 돼서 낙담하고 돌아갈 준비를 하던 참이었는데 1위를 하다니 믿기지 않았어요.”
사실 동네두바퀴팀이 공모전에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첫 번째로 지원했던 ‘알파라운드’의 청년창업지원사업에도 선정된 바 있다. 알파라운드의 지원금이 있었기에 스마트 캠퍼스챌린지 아이디어 공모전 응모 전에 지역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초적인 형태의 지도 앱을 디자인할 수 있었다.
이들이 말하는 데이터 수집이란 컴퓨터 앞에서 편안하게 키보드를 두드리는 일이 아니다. 진정한 하이퍼로컬 서비스를 위해서는 그야말로 신발이 닳도록 발품팔이를 해야 했다. 동네두바퀴팀은 팀원들끼리 구역을 나눠 동네 구석구석을 돌았다. 소화전이나 의류수거함 위치를 표시하고, 동네 식당에 들어가 테이블 수를 세며 메뉴 사진을 찍었고,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을 방문해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판매하는지 일일이 확인했다. 덕분에 원현진 학생은 성동구 일대를 가장 잘 아는 21학번이 됐다. 올해부터 학교 앞 사근동에서 자취를 시작했는데, 일상에서 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학교 주변은 안 가본 곳이 없을 겁니다. 만약 지도 서비스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학교 주변을 다닐 일이 없었겠죠.”
스마트 캠퍼스챌린지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실증의 기회를 얻게 된 동네두바퀴팀. 올해 6월까지 테스트를 마쳐야 하는데, 그러려면 5월 전에 베타 버전을 완성해야 한다. 그래서 우선은 지역민의 제보로 정보를 수집하고 검증한 후 지역 정보를 제공하는 기본 서비스 중심으로 론칭하기로 했다. 교내 창업지원단 멘토링을 통해 실증 기간이 촉박하니 이벤트나 커뮤니티 기능은 차차 추가하는 것이 좋겠다는 조언을 얻은 것이다.
사실 기본 서비스 구현만도 쉽지 않은 작업이다. 아이디어를 앱상에서 실제 실현하는 작업이니만큼 여러모로 만만치 않았다. 답답함을 느낀 팀원 정유빈 학생(생명과학과 18)은 아예 창업지원단의 창업융합 전공 이수에 나섰다.
“창업은 처음이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아 창업 관련 수업을 수강하기로 했습니다. 수익성 모델 개발이나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창업 경험이 있는 팀원도 충원했습니다. 그리고 앱 개발을 외주업체에 맡겼더니 생각한 그림을 완벽하게 구현하기 어려워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에 재학 중인 개발자를 섭외해 직접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동네두바퀴팀이 개발 중인 베타 버전은 ‘오천 원 이하 식당’, ‘스터디카페 추천’, ‘혼술하기 좋은 곳’, ‘뷰 맛집’, ‘쓰레기봉투 판매’, ‘인쇄 가능’ 등 학교 주변 청년 1인 가구들에 꼭 필요한 22개 카테고리로 알차게 구성돼 있다. 실제 학교 주변에 거주하는 청년 1인 가구이기도 한 팀원들의 경험이 바탕이 된 덕분이다. 6월에 진행되는 실증 결과 보고 뒤에도, 서비스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꾸준히 공모전에 도전할 계획이다. 일련의 공모전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며 제법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원현진 학생.
“이번 실증 결과를 토대로 점차 기능을 추가해 나갈 생각입니다. 향후 커뮤니티 기능까지 더해 동네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서비스로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그리고 다른 대학가 주변으로도 범위를 확대할 계획입니다.”
‘동네두바퀴’가 이용자와 함께 만들어가는 참여형 지도 앱이 될 것이라고 소개하는 정유빈 학생은 한양대 학생들의 필수 앱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식당이나 편의시설 등 학교 정보도 실을 예정이라 한양대 학생들이 입학하면 무조건 다운로드하는 앱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처음 성동구에 정착했을 때 유용하게 사용되는 앱으로서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청년 1인 가구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동네두바퀴팀의 하이퍼로컬 지도 서비스가 정식으로 운영되면 막 자취를 시작한 신입생들이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구하기 위해 편의점을 전전하며 동네를 헤매는 일이 더 이상 없을 것이다. 더불어 온라인 사랑방에서 디지털 이웃사촌들과 따끈따끈한 신개념 정을 나누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