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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K-콘텐츠 투자자”
문화 소비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펀더풀 대표 윤성욱 동문(경영학과 96)

  • 글 박영임
  • 사진 이현구
영화, 드라마, 전시, 공연, 웹툰 등 문화 사업자들은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금융사나 벤처캐피탈 등 소수의 전문 기관만 투자자로 나설 수 있었지만 이제 개인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간편하게 콘텐츠 투자자가 될 수 있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K-콘텐츠 투자 플랫폼 ‘펀더풀(funderful)’을 창립한 윤성욱 동문을 소개한다.
윤성욱 동문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K-콘텐츠 투자 플랫폼 ‘펀더풀(funderful)’을 창립했다.

새로운 콘텐츠 금융 시장 창출

한국 영화 최초로 4천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 시리즈>와 SNS를 뜨겁게 달구며 평일에도 긴 대기 행렬을 양산했던 <요시고 사진전> 등 팬데믹 기간에도 문화 향유에 대한 욕구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문화 시장의 무대가 글로벌로 넓어지면서 ‘K-콘텐츠’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그런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K-콘텐츠의 소비자를 넘어 투자자가 될 수는 없을까. 콘텐츠 온라인 소액 투자 플랫폼 ‘펀더풀’에서는 가능하다.

“지난해 천만 영화 2편(<범죄도시3>와 <서울의 봄>)의 투자를 모두 진행했습니다. <범죄도시3>는 13억 5천만 원으로 펀더풀 최다 투자금액을 기록했고, 전작인 <범죄도시2>는 1400명의 펀더풀 최다 투자자를 모집했죠. 그리고 <요시고 사진전>의 경우는 145%라는 펀더풀 최고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펀더풀에 회원가입을 한 후 투자자를 모집 중인 영화, 드라마, 전시, 공연 등의 투자 상품 중 마음에 드는 상품을 선택해 최소 금액(대개 30~50만 원) 이상으로 투자금액을 정한 뒤 모집기간 내 ‘투자하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물론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투자금 조달 목적, 실적별(관람객 수 등) 예상 수익률, 투자 위험 안내 등 상세 페이지에 기재돼 있는 투자 정보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펀더풀은 올해 누적 데이터 기준으로 투자 거래액 200억 원, 프로젝트 수 100개, 회원 수 12만 명을 돌파했다. 2019년 회사 설립 후 2021년 금융위원회 정식 인가를 등록했으니 펀더풀이 서비스를 개시한 지 3년 만에 이룬 성과다.

소액 투자자와 콘텐츠 사업자를 중개해 우리나라 문화산업으로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 다양한 서비스로 콘텐츠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콘텐츠 소비자에서 투자자로

2021년 서비스 론칭 후 3년 연속 온라인 콘텐츠 투자(온라인 소액공모)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펀더풀은 사실상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K-콘텐츠 프로젝트 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그동안 콘텐츠 상품에 대한 투자는 유통사, 금융사, 벤처캐피탈 등 오프라인에서 소수의 전문 기관만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런데 펀더풀이 등장함으로써 개인도 소액으로 온라인에서 투자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범죄도시> 시리즈처럼 마케팅 차원에서 개인 투자 공모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제작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콘텐츠 사업자들이 더 쉽고 빠르게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펀더풀의 문을 두드린다.

“문화산업은 부가가치가 높고 국가경제나 개인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산업입니다. 하지만 우수한 콘텐츠 제작 역량과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죠.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자 국내 최초 K-콘텐츠 투자 플랫폼인 펀더풀을 창업했습니다.”

펀더풀을 통해 개인은 콘텐츠 소비자 위치에서 벗어나 투자자로서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의 투자 성과를 살펴보면 프로젝트당 평균 수익률은 연 환산 기준으로 약 20%이며, 프로젝트 10개 중 7개는 수익 실현에 성공했다. 이렇게 펀더풀은 소액 투자자와 콘텐츠 사업자를 중개해 콘텐츠 시장의 자금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콘텐츠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펀더풀의 사업 아이템은 스타트업다운 재기와 도전정신이 넘친다. 그런데 40대를 넘긴 윤성욱 동문의 나이는 스타트업 대표치고는 다소 많은 편이다. 대신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며 독보적인 경험을 쌓았는데, 그의 이력을 들으면 펀더풀이라는 새로운 플랫폼 등장을 이해할 만도 하다.

“대학을 졸업한 후 2003년 영화사 쇼이스트에 입사해 영화 제작 및 투자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이후 한화의 문화콘텐츠 사업팀, 엠벤처투자, IBK기업은행 문화콘텐츠금융부, 와디즈 투자사업실에서 일하며 영화 <명량>, <베테랑>, <올드보이>, 뮤지컬 <캣츠> 등 다수의 콘텐츠 투자를 진행했죠. 아마 저와 같은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찾기 어려울 겁니다.”

영화사, 대기업, 벤처캐피탈, 은행, 온라인플랫폼 등 다양한 업종을 거쳐온 윤성욱 동문. 흥미롭게도 이 모든 이력을 용광로에 넣으면, 융합돼 나온 산출물이 꼭 펀더풀의 모습과 일치할 것 같다.

전 세계 K-콘텐츠 향유자들의 투자 창구

다소 늦은 나이에 창업에 도전한 윤성욱 동문은 조금 더 일찍 창업에 뛰어들었다면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달라졌을 것이라 말한다. 20대 때 창업의 경험은 무슨 일을 하든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양대에도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문제를 개선해 좀 더 풍요롭고 이로운 세상이 되는 데 기여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들이 출현하고 있어요. 꼭 사업가가 목표가 아니더라도 20대 때 반드시 창업을 경험해 볼 것을 권합니다.”

펀더풀은 투자 중개 사업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콘텐츠 아이템 판매 서비스라는 ‘띵스’를 론칭했다. 영화 속 소품, 출연배우 사인 포스터, 실제 전시됐던 한정판 작품 같은 실물 아이템과 최초 시사회, 전시 프리뷰, 얼리버드 숙박권, 아티스트 팬미팅 등 특별한 경험 아이템을 판매한다. 문화상품 투자는 프로젝트당 평균 투자 금액이 100만 원 정도이기 때문에 많은 이용자가 참여하기 어렵다. 그리고 콘텐츠 사업자 입장에서는 자금도 모아야 하지만 부가수익과 마케팅도 진행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보다 많은 이용자와 콘텐츠 사업자가 만날 수 있는 띵스라는 서비스를 론칭한 것이다.

향후 콘텐츠 정보 검색이나 추천 커뮤니티 등 서비스를 고도화해 콘텐츠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 전문 플랫폼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펀더풀의 최종 목표다. 또한 K-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해외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도 개발할 예정이다.

“수많은 자금이 해외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나라 문화산업으로 자금이 들어올 수 있는 통로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K-콘텐츠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전 세계의 그 누구나 한국 문화에 투자할 수 있는 시대. 펀더풀이 준비하는 다음 세상의 모습이다.

콘텐츠 투자 플랫폼인 펀더풀은 오픈 3년 만에 투자 거래액 200억 원, 프로젝트 수 100개, 회원 수 12만 명을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