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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시대를 이끌
자원순환 기술 · 정책 융합전문가 육성

일반대학원 글로벌기후환경학과 김연규 교수 & 글로벌순환경제센터(Global Circular Economy Center)

  • 글 김현지
  • 사진 이현구
기후변화를 포함한 다양한 환경문제들은 지구 생태계뿐 아니라 국가와 기업경영에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됐다. 한양대학교는 국제학부, 국제학대학원, 일반대학원 글로벌기후환경학과와 글로벌순환경제센터를 중심으로 탄소중립 달성 전략, 순환경제와 자원순환 등 체계적인 교육을 실시하며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인재, 융합적 전문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글로벌순환경제센터는 혁신적인 연구와 교육을 통해 탄소중립 시대를 주도할 인재를 양성하고,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은 구성원들 모습.

탄소중립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대두되며 ‘순환경제’로의 전환과 산업구조 개편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순환경제란 정확히 무엇이고 왜 중요한지, 탄소중립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탄소중립(Net Zero)은 단순한 환경 보호 개념을 넘어 글로벌 경제와 산업 구조 전반에 걸친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합니다. 파리협정 이후 전 세계 120개 이상의 국가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삼고,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며 친환경 에너지 발전을 확대해 왔습니다. 하지만 화석연료 감축만으로는 탄소중립의 55% 정도만 달성할 수 있습니다. 나머지 45%를 위해서는 플라스틱, 시멘트, 다양한 광물 등을 활용해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재활용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대두된 것이 순환경제(Circular Economy)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선형경제(Linear Economy)로,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원료를 투입하고 소비하고 버리는 직선 구조입니다. 하지만 순환경제는 원료를 투입하고 소비하고, 그 이후 폐기물을 다시 원료로 투입하는 루프(고리) 구조입니다.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재활용과 재제조를 통해 경제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방식이죠. 탄소중립의 완전한 달성을 위해서는 기존의 선형경제에서 벗어나 자원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순환경제로의 전환이 필수적입니다. 이미 세계 주요 국가들은 순환경제가 기업과 국가의 위상을 향상하는 수익창출과 경쟁 우위 요소라 보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세계적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는 전 세계 순환경제가 2030년까지 4조 5000억 달러의 경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순환경제 상황이 궁금합니다.

현재 순환경제 분야의 선두는 유럽입니다. 유럽은 순환경제를 국가 성장의 중요한 전략으로 삼고 있죠. 우리나라는 아직 자원의 실질적인 회수율이나 재활용률이 그렇게 높지 않은 실정입니다. 하지만 정부와 기업이 관심을 기울이고 순환경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활용 가능 품목 중 가장 고가는 자동차 배터리입니다. 자동차 배터리는 그냥 버려질 경우 토양에도 상당한 오염이 생겨 주의가 필요해요. 우리나라는 배터리 분야에서 우수한 기술력을 갖췄으니, 향후 15~20년 뒤 쏟아져 나올 자동차 배터리 폐기물 활용 전략을 세우고 대비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교수님께서 이끌고 계신 ‘글로벌순환경제센터’(이하 센터)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한양대 글로벌순환경제센터(Global Circular Economy Center, GCEC)는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 및 기술 연구 △탄소배출을 줄이고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순환경제 시스템 구축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인재 양성을 목표로 2021년 11월에 설립됐습니다. 기후변화 대응과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산업을 촉진하기 위해 다학제적 연구를 수행하고, 기업 및 정부 기관과 협력해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센터의 핵심 역할입니다.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자원순환 고도화 인력 양성 사업’ 시작과 함께 틀을 다졌고, 2023년 ‘탄소중립을 위한 GETPPP(Global Energy Technology Policy Professional Program, 글로벌 에너지 기술‧정책 융합전문가 과정)’가 진행되며 규모가 커졌죠.

현재 센터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국가의 장기 비전과 국가 전략을 연구합니다. 순환경제 기반의 재제조 산업 고도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후금융 및 투자 연구, 글로벌 기후정책 대응 전략 개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 국내외 연구기관 및 기업과 협력하며 실질적인 기술과 정책을 개발 중입니다. 저를 포함해 10명의 교수와 9명의 연구원이 센터 운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센터의 특징적인 사업 ‘탄소중립을 위한 GETPPP’는 어떤 것인가요?

GETPPP는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기술과 정책을 융합한 교육 과정입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정책 담당자 및 공공기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청정에너지 기술과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죠.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며,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수소경제, 자원순환, 기후환경 등의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외 탄소중립 정책 전문가 및 실무자를 양성하는 게 목표입니다. 현재 16개국에서 온 해외공무원 30명이 석·박사 과정 중에 있습니다.

올해 2월에 처음으로 콜롬비아, 카자흐스탄 국적의 석사 학위자가 탄생했습니다. 앞으로 연이어 졸업자가 나올 예정입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사실 졸업 이후부터가 실제적인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목적도 있기에, 지속적인 졸업생 관리와 네트워크 확장이 중요합니다. 한국전력공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SK에코플랜트, 현대엔지니어링, 디에스단석 등의 기관‧기업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센터에서 추진해 온 다른 사업 및 연구 과제 등에 대해서도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현재 센터는 ‘자원순환(재제조) 산업 고도화 연구’, ‘수소 및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 ‘탄소중립 투자 전략 연구’ 등을 수행해 왔습니다. 특히, 재제조 산업 고도화 연구는 국내외 기업과 협력해 지속가능한 제조 및 자원순환 기술을 개발하는 중요한 프로젝트입니다. 또 기업과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설정을 지원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순환경제 기반의 정책 연구,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 글로벌 기후 거버넌스 대응 전략 등을 중점적으로 연구할 계획입니다. 탄소중립 시대를 주도할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기업, 연구기관, 정부 기관과의 협력도 더욱 강화하려 합니다.

센터만의 남다른 자랑거리나 특장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우리 센터의 차별화된 강점은 네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국제적 네트워크 및 협력 연구입니다. UN, CCOP 등 국제기구, 해외 기관과 공동연구 및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관련 글로벌 학술대회 및 정책 포럼에 적극적으로 참여 중입니다. 둘째는 활발한 논문 및 출판 실적입니다. 최근 5년간 SCI급 논문을 다수 발표해 주요 국제 저널에 게재했습니다. 탄소중립과 순환경제 관련 전문 서적 및 정책 보고서 발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죠. 셋째는 산학협력 및 기업 연계 프로젝트입니다. 국내 에너지 관련 대기업, 공공기관과 에너지 인력 양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기업,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에너지 공급망의 주요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IC-PBL 수업을 운영 중입니다. 기업 연계 프로젝트 등을 통해 학문적 연구와 실무의 연계를 강화하는 한편, 정책 개발 및 자문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넷째는 지속가능한 성과확산 및 네트워크 형성입니다. CCOP 연차총회, 개발협력국 에너지 포럼 등을 통해 연구 성과를 전파하고, 협력국 및 글로벌 에너지 관련 기관과의 네트워크 확대로 국제적 기여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처럼 센터는 단순한 연구 기관을 넘어 국내외 정책 입안자, 학계, 산업계가 협력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합니다. 연구뿐 아니라 교육, 정책, 산업과의 연결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기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센터 운영 계획과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탄소중립과 순환경제는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과정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센터는 혁신적인 연구와 교육을 통해 탄소중립 시대를 주도할 인재를 양성하고,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연구·교육의 허브로서, 기업 및 정책 결정자들과 협력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더불어 에너지공학과 교수님들과 협업해 재활용이 용이한 배터리 개발에도 힘을 보태고, 배터리 재활용과 관련된 활동을 확대하려 합니다.

‘글로벌순환경제센터’의 김연규 교수는?
  • 미국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 정치학 박사 학위 취득
  • 2005.03.~현재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 2012.09.~현재 한양대 에너지거버넌스센터 센터장
  • 2021.12.~현재 한양대 글로벌순환경제센터 센터장
  • 2021.08.~현재 산업부 자원안보진단위원회 민간위원장
  • 2023.04.~현재 한양대 한양에너지환경연구원 원장
  • 2023.09.~현재 한양대 국제대학원 원장
  • ‘2018 교육부 학술‧연구지원사업 우수성과’ 41건 가운데 하나로 선정돼 교육부장관 표창
  • 자원순환 고도화 인력 양성 사업(산업통상자원부), 2023-24년 KSP 인도네시아 녹색산업단지 강화 및 개발전략(산업통상자원부), ESG 공급망 관리 연구(LG에너지솔루션), 알바니아 천연가스 확대방안(기획재정부) 등의 연구개발 과제 수행
  • 최근 5년간 <가난한 미국 부유한 중국: 미중 희토류 패권과 21세기 경제안보 전략>(라의 눈 출판사, 2022)을 비롯해 5권의 저서 발행
글로벌순환경제센터는 한양에너지환경연구원(HY-IEE)에 소속된 센터로, 최상의 컨디션으로 마련된 HY-IEE의 인프라를 함께 활용한다.
글로벌순환경제센터는 국고 사업인 ‘탄소중립을 위한 GETPPP’를 통해 세계 16개국에서 온 해외공무원 30명을 교육하고 있다.
김연규 교수는 탄소중립과 순환경제가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과정이며, 글로벌 차원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수한 환경과
뛰어난 리더십 아래
순환경제 분야 전문가로 성장
강수진글로벌기후환경학과 환경정책전공 박사 3기

“자원순환 분야를 더 깊이 있게 연구하고 싶어 글로벌순환경제센터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우리 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우수한 연구 환경입니다. 여러 기관, 국가와 협력해 프로젝트를 진행할 뿐 아니라 다양한 국내외 학술행사,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어요. 또 자원순환뿐 아니라 환경학, 경제학 등 조금 더 확장된 분야까지 체계적으로 접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습니다. 자원순환과 국제협력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신 김연규 교수님의 특강이나 저서, 칼럼을 통해서도 배우는 게 많습니다. 저는 자원순환과 관련된 정책 연구를 통해 지속가능한 순환경제 구축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정책과 평가 도구를 분석하고, 실제 산업과 정책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실증적으로 분석할 계획입니다.”

이론과 현장 경험의 조화로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GETPPP 프로그램
아데 하에라(Ade Haera)글로벌기후환경학과 GETPPP 박사과정

“저는 인도네시아에서 왔고, GETPPP에 참여하기 위해 2023년 가을 학기에 입학했습니다. 남수마트라 및 남칼리만탄 지역에서 광산 계약업체 감독관으로 일하다, 2011년부터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의 광물석탄총국(DGMC)에서 정책수립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 산업 발전 촉진과 글로벌 공급망 통합을 가속할 정책 수립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GETPPP가 이런 목표와 완벽히 부합했어요. 지리·경제적 요인을 고려한 글로벌 에너지 정책을 종합적으로 배울 수 있었고, 이론 학습을 넘어 산업 현장과 연계한 실무 경험 제공도 좋았습니다. 에너지 정책, 저탄소 기술, 신재생에너지 분야 혁신에 대한 깊은 통찰을 얻게 됐어요. 한국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을 통해 나라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다국적 사람들과 공부하며
국제 감각과
시야를 넓히는 곳
강이주글로벌기후환경학과 환경정책전공 석사 2기

“탄소중립 및 순환경제를 위한 글로벌 연구과제를 다수 수행해 온 글로벌순환경제센터에서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쌓고 싶어 지원했습니다. 우리 센터의 큰 특징은 다양한 국가의 자원·에너지 분야 공무원 학생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교실에 앉아 세계 각국의 상황을 듣고, 서로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논의하며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어요. 실제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혁신적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저는 순환경제와 결합된 환경정책에 관심이 많습니다. 환경정책 연구를 통해 순환경제를 정책에 반영하고, 전 세계적으로 자원 낭비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이 분야 연구를 통해 보다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