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SPRING

VOL. 257

Contents VOL. 257

COVER STORY

<사랑한대>가 2021년 봄호를 시작으로 <HYPER>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그 첫 호 표지에는 ‘코로나19 시대의 해법’을 은유적으로 담았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과연 우리는 어떤 일상을 맞고 어떤 미래를 그려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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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낮추는 현대인의 질환
‘위식도역류질환’

  • 글 이강녕 의학과 교수(한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식도는 입으로 들어온 음식물을 위까지 전달하는 통로로 성인의 경우 길이가 25cm 정도다. 3개의 근육층으로 되어 있으며 4개의 협착부가 존재한다. 위와 직접 연결되는 부분에는 하부식도조임근이 있어 위로 한 번 내려간 음식물이 다시 식도로 넘어오지 않도록 한다. 조임쇠 역할을 하는 이 하부식도조임근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위식도역류질환을 야기하게 된다.

현대인에게 흔한 위식도역류질환

가슴이 타는 것처럼 화끈거리거나 쓰리다면 위식도역류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위식도역류질환이란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나 합병증을 말한다. 현대인에게 흔한 위식도역류질환은 매년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대에서의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위식도역류질환에 걸리면 가슴쓰림이나 쓴물 역류와 같은 전형적인 증상 외에도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목 이물감이나 쉰 목소리, 잦은 기침, 흉통(협심증에서 활동 시 나타나는 조여오는 통증과는 다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원인은 식도에서 위로 연결되는 하부식도조임근이 정상적으로 조여지지 않아서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기 때문이다. 위산이 식도로 약간 역류하는 것은 정상일 수 있지만, 역류가 자주 발생하거나 역류한 위산이 오랜 기간 식도에 머물게 된다면 병적이다. 이러한 병적인 위산 역류는 실제로 식도에 손상을 일으켜서 식도염을 유발할 수 있다.

내시경으로 관찰했을 때 식도 내벽의 표면이 파인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를 ‘미란성 식도염’이라고 한다. 미란성 식도염은 위식도역류질환의 30% 정도를 차지한다. 나머지 70% 정도는 내시경 검사에서 식도의 미란을 관찰할 수 없는 비미란성 식도염이다. 즉, 내시경 검사에서 식도염 소견이 없다고 하더라도 가슴쓰림이나 쓴물, 목 이물감이나 만성 기침과 같은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미란성 식도염이 없고, 병적인 역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나는 경우는 식도 내벽의 신경이 민감하거나, 식도에서 뇌로 전달되는 감각을 완화해주는 작용이 스트레스 등에 의해서 약해졌거나 하는 등의 식도 감각 이상에 의한 것이다.

가슴쓰림이나 쓴물 증상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고통스럽고 불편한 증상을 예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생활습관 교정이나 약물 요법으로 치료 가능

대개 위식도조임근의 힘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것은 카페인, 니코틴, 신 과일이나 주스, 지방, 과식하거나 식후에 눕는 습관, 과체중 등이다. 그러나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은 개인마다 다르다. 또 식도염과 관련 있지만 맛있는 음식들을 외면하면서 몸에 밴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은 그 자체로 오히려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다행히도 효과가 탁월한 약물 요법이 존재한다. 바로 위산분비억제제다. 위산 분비를 효율적으로 억제하면 손상된 식도를 치유하는 것은 물론, 가슴쓰림 등의 증상을 완화하거나 제거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위산분비억제제로는 현재 양성자펌프억제제(proton pump inhibitor, PPI)가 표준 치료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칼륨경쟁적차단제(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 P-CAB)의 효능도 입증되고 있다. PPI를 일정한 기간(4~8주) 동안 복용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약제의 용량을 두 배로 증량하기도 하고, 다른 PPI로 변경하거나 위장운동촉진제 또는 점막회복강화제 등을 추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식도염이 치유되고 증상이 완화되었더라도 약물 복용을 중단하면 비교적 재발이 흔하므로 지속적으로 투여할 필요가 있다. 증상이 나타날 때만 투여하는 ‘필요시 투여’나 2~3일에 한 번만 투여하는 ‘간헐적 투여’ 등의 방법은 증상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면서 과도한 약물 투여에 의한 부작용을 낮출 수 있다. 또 약물 요법과 생활습관 교정을 병행해도 증상 조절이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로,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이면서 식도 감각 이상이 원인일 때에는 위산분비억제제보다는 신경조절제의 효과가 더 좋다.

증상이 다른 원인(암이나 호산구 식도염)에 의한 것은 아닌지, 식도염이 심하여 식도 협착과 같은 합병증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내시경 검사가 권장된다. 실제로 위산 역류가 증상을 유발하는지를 확인하려면 식도산도 검사가 필요하다. 위식도역류질환 증상이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도록 하자.

증상 발생 시 대처 방법

  • 물을 몇 모금 마심으로써 식도로 역류한 위산을 씻겨 내려가게 한다.
  • 짜 먹는 제산제를 복용해 본다.
  • 벨트나 꽉 끼는 옷 때문에 복부가 조여진 상태라면, 옷 등을 느슨하게 한다.
  • 구부정한 자세에서 증상이 있다면 상체를 꼿꼿이 세워서 중력에 의해 위산을 내려보낸다.

증상 예방에 도움이 되는 방법

  • 과식하지 않는다.
  • 야식하지 않는다.
  • 금연 및 금주한다.
  • 정상 체중을 유지한다.
  •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을 기억해 가급적 피한다.
  • 수면 중의 증상 예방에는 침대 머리를 높이거나 좌측으로 눕는 자세가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