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ents VOL. 258

COVER STORY
<HYPER> 여름호는 자율주행 차와 친환경차로 대변되는 이동 수단의 혁명, 모빌리티의 미래를 테마로 다뤘습니다. 이번호 기사를 통해 생각해보세요. 빠르게 발전하는 첨단과학 기술들, 그 변화의 흐름을 따르기만 하면 우리는 과연 멋진 신세 계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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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를 사랑하는 마음을 이제 채워갈 거야. 하나부터 열까지...”
한 번 들으면 자꾸 흥얼거리게 되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에, 댄스인 듯 율동인 듯 누구나 쉽게 따라 출 수 있는 ‘독도에 가면’이라는 뮤직비디오가 지난 3월 11일 유튜브에 공개됐다. 이는 문화재청과 LG하우시스가 후원하고 한국문화유산센터가 주관한 ‘2020 독도 청년 지킴이 아이디어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신민승 학생팀(팀명 ‘명덕대게’)의 뮤직비디오다. K-POP 스타일로 제작돼 신민승 학생은 그동안 갈고 닦은 노래와 댄스 실력을 한껏 뽐냈다.
“원래 춤과 노래를 좋아해 고등학교 체육대회 때 치어리딩도 했어요. 근데 이번 뮤직비디오의 안무는 율동 수준이죠.”
사실 그 점이 본 뮤직비디오의 포인트라면 포인트다. 보통 K-POP이라 하면 고난도의 동작과 칼군무를 연상하지만 신민승 학생은 일부러 단순한 안무와 쉬운 노랫말로 춤과 노래를 구성했다. ‘궁금했던 마음을 이제 알아볼 거야’라는 노랫말처럼 전 세계 많은 이들이 독도에 관심을 두게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자료 조사를 하며 일본은 외교적으로 독도가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하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에게 독도가 한국의 땅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역사적 사실을 담으려다가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쉬운 노랫말로 바꿨습니다.”
여기에 K-POP 스타일로 만들어졌으니 외국인들을 사로잡기에 안성맞춤이다. 독도 청년 지킴이 아이디어 공모전은 대학생들이 독도와 관련된 자연, 문화의 소중함을 전 세계에 알리는 영상 제작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독도 청년 지킴이들의 영상은 참가자 각자의 전공을 살려 애니메이션, 레고 스톱모션 등 다양한 스타일로 만들어졌는데 K-POP 스타일의 뮤직비디오는 신민승 학생팀이 처음이었다.
“저희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뭐가 있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6개 국어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저희 팀은 외국어고등학교 동창들로 구성된 팀이거든요. 그리고 시청자를 유입하기 쉽도록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POP 스타일로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뮤직비디오가 최우수상에 선정되자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포기하지 않기를 잘했다’였다. 그만큼 시상식 무대에 서기까지의 길이 순탄치 않았던 탓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해 10월 최종 팀에 선발된 후 150만 원의 지원금으로 11월부터 2월까지 독도 지킴이로서 독도를 알리는 영상을 만들어야 했는데 1월 중순까지는 밴드 연주를 배경으로 기성곡을 개사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중간발표를 2주 앞둔 시점에서 저작권 문제로 곡 사용이 불가하다는 것을 알게 됐죠. 2달이라는 시간을 날렸다는 생각에 정말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돌발변수가 발생해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려야 했던 신민승 학생은 부랴부랴 작곡을 의뢰했다. 그리고 거의 2주가량의 짧은 기간 동안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일본어 등 6개 국어로 작사를 하고 안무를 짜고 녹음에 촬영까지 하는, 극한의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다. 시간이 촉박한 것도 문제였지만 촬영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어떻게 해야 좋은 영상을 얻을 수 있을지 막막했다. 사실 본 아이디어 공모전은 신민승 학생이 대학에 입학한 후 처음 도전하는 공모전이었다. 그렇기에 제작과정의 전 단계가 모두 처음 겪어보는 일들이었다. 작곡 외주 사이트가 있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고, 영상 촬영 및 편집기술도 처음 배우고, 녹음 스튜디오를 찾아 녹음하는 것도 처음 경험해본 일이었다.
그런데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주제가 독도를 알리는 영상인데 코로나19로 인해 정작 독도에서 촬영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강릉 바닷가였다. 하지만 그마저 시간적 여유가 없어 하루 만에 모든 촬영을 끝내고 돌아와야 했다.
“돌아와서 편집하려고 보니 컷 수가 너무 적어서 난감했습니다. 뮤직비디오 특성상 속도감 있게 장면 전환이 돼야 하는데 말이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화려한 카메라 워크와 표정 연기 등 훨씬 더 잘 만들 수 있을 텐데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비록 아쉬움이 많은 첫 공모전이었지만 얻은 것도 많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배움은 어려움에 봉착해도 포기하지 않고 하나하나 헤쳐나가면 된다는 사실이다.
“단순히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것을 넘어서 팀으로서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가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난관에 부딪혔을 때 해결책을 찾아 나가며 끝까지 노력했던 것이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공모전이 주는 짜릿한 성취감을 처음 맛본 신민승 학생은 앞으로 남은 대학생활 동안 다양한 대외활동, 공모전, 동아리 활동을 주저 없이 시도해볼 계획이다. 지난 공모전은 코로나19로 대학 친구들을 많이 사귀지 못해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했지만, 다음에는 영상 제작에 소질이 많을 학과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도전해볼 생각이다. 또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했기에 이런 시도를 통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자신의 길도 찾아보려 한다.
“이전까지는 제가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대외활동 자체를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활동을 통해 그런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의 저처럼,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해 대외활동을 주저하는 한양인들이 있다면 일단 한번 질러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수상을 못하더라도 충분히 재미있고 값진 경험이 될 테니까요.”
수상을 해서 기분이 좋지만, 만약 수상하지 못했더라도 남는 게 훨씬 더 많은 경험이었을 것이다. 신민승 학생은 이번 기회를 통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을 완벽하게 극복하고 자신감 ‘패치’까지 장착하게 됐다. 앞으로 이어질 크고 작은 도전을 통해서도 배움이 만발하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