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AUTUMN

VOL. 259

Contents VOL. 259

COVER STORY

민간 우주관광이 시작되고, ‘누리호’가 쏘아 올려지는 2021년은 특별한 해로 기억될 것입니다. 인류의 미래 전략시장으로 자리 잡은 우주. <HYPER> 가을호에서는 민간 우주산업 본격화로 촉발된 ‘뉴 스페이스 시대’와 우리의 우주 전략에 대해 알아봅니다.

Health
Class

전자담배 VS 담배
건강에 덜 해로운 것은?

  • 글 의학과 장효준 교수(한양대학교병원 흉부외과)
담배는 통상적으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소비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배 가격 인상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담배 시장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반사이득을 얻으며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를 포함한 전자담배 시장이 확장하고 있다. 일반 담배보다 전자담배가 몸에 덜 해롭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전자담배를 키운 것은 마케팅 전략

담배는 오랫동안 연초 형태로 존재했다. 초기 담배는 담뱃잎 자체를 말아서 피우는 시가나 절인 담뱃잎을 파이프에 넣어 피우는 형태였고, 이후 담뱃잎을 잘게 썰고 종이에 말아 피우는 지금의 궐련 담배가 일반적 형태로 자리 잡았다. 전자담배가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전자담배는 2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담뱃잎을 쪄서 피우는 궐련형이고, 다른 하나는 니코틴이 포함된 액체를 열로 가열해 증기로 빨아들이는 액상형이다. 전자담배 업계는 일반 담배보다 유해물질이 적다는 장점을 홍보하며 시장 규모를 빠르게 확대해 왔다. 이런 전자담배 업계의 반복적이고 적극적인 마케팅이 ‘일반 담배와 다르게 태우지 않고 찌는 형태니까’, ‘유해물질을 줄인 액상형이니까’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는 건강에 좋다는 인식을 심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자담배가 장기적으로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지 자세히 밝혀진 바가 없다. 또 전자담배의 경우 증기 형태로 분무해 흡입하기 때문에 더 작은 입자로 흡수된다. 때문에 폐포 구석구석까지 도달하고 체내에 흡입되는 양도 더 많다는 우려가 있다. 액상형의 경우는 첨가물 성분마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고 그런 성분들이 체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된 바도 없다.

결론을 내리자면, 전체 유해 성분은 적더라도 인체에 얼마나 높은 비율로 흡수되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성분들이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실제로 폐암의 형태가 폐 중심부에서 발생하던 것에서 폐 구석구석에서 발생하는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10~20대 젊은 남성층에서 중증 호흡기 질환이 증가한 문제나 심혈관 질환과 관련해서는 전자담배가 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보고들이 나오고 있다. 결국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에 비해 건강에 좋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폐, 심장, 뇌 등 광범위하게 영향 미치는 담배

담배의 유해물질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조사에 따르면 4000종 이상의 유해물질이 있다고 한다. 이 중 몇 가지를 꼽자면, 담배를 중독에 이르게 하는 니코틴과 대표적인 발암물질 타르, 그리고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를 들 수 있다. 담배로 인한 가장 큰 위험은 암 발생이다. 담배 연기가 직접적으로 맞닿는 곳인 후두와 폐에서는 담배로 인한 암 발생이 70% 이상에 달한다. 또 체내에 흡수된 발암물질로 방광암, 식도암, 췌장암 등이 발생하며 백혈병, 간암, 대장암, 유방암도 흡연자 중 발생 비율이 높다. 한마디로 전신, 각종 기관에서 암을 유발하는 것이다.

담배는 혈관 질환도 야기한다. 염증 반응에 의해서 혈관벽 내피세포 손상을 초래하고 혈관을 좁게 만든다. 혈관 중 중요한 곳이 뇌와 심장인데, 흡연하면 허혈성 심근경색, 심장마비, 뇌경색, 뇌출혈 등의 위험도를 4~6배 높이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손가락/발가락으로 가는 말초혈관이 좁아지는 경우 손가락/발가락이 썩는 버거씨병이 발생해 사지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폐 기능 자체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아무래도 담배 연기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폐가 유해물질 노출이 가장 많은데, 폐의 구성단위인 폐포 세포들이 파괴되고 이렇게 파괴된 부분은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폐기종과 같은 병들이 발생한다. 담배는 이외에도 혈전증, 치매, 대사성 증후군, 조기폐경, 유산, 발기부전, 불면증, 우울증 등 다양한 질병에 관여하고 있다.

중독의 위험성, 금연이 어려운 이유

유해성에도 불구하고 담배를 쉽게 끊지 못하는 것은 중독성 때문이다. 니코틴이 체내에 흡수되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기분이 고양되고 각성 수준이 높아지며 학습기능이 향상된다. 우울한 기분을 완화하기도 한다. 하지만 흡연 후 30분이 지나면 혈중 니코틴 농도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점차 중추신경계 자극이 감소해 집중력 저하, 불안과 우울, 안절부절못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것이 니코틴 금단 증상이며, 대개 마지막 흡연 후 2시간 이후부터 발생해 2~3일째 최고조에 달한다. 따라서 금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니코틴 중독 조절이다.

실제 많은 흡연자가 자신은 언제든지 금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니코틴 중독 상태에서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하기란 쉽지 않다. 이때 도움을 주는 것이 금연 보조제와 치료제다.

금연 보조제는 껌이나 사탕으로 니코틴을 체내에 공급하며, 금연 치료제는 바레니클린 및 부프로피온이라는 약물로 금단 증상을 줄이고 흡연 욕구를 억제한다. 연구에 따르면, 금연 보조제만 이용하는 경우 금연 성공률은 10%이고 금연 치료제를 이용한 금연 성공률은 40%라고 한다. 금연 치료제를 사용해도 10명 중 6명은 다시 흡연하게 된다니, 니코틴 중독이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주는 결과다. 성공률을 높이려면 금연과 관련해 의료진과 상의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금연 사실을 알려 도움받는 것이 좋다. 흡연량이 많지 않다면 천천히 줄여나가는 방법보다 한 번에 끊는 게 더 효과적이다.

전자담배든 일반 담배든 담배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금 당장은 건강의 적신호를 못 느낀다 해도 10년, 20년, 30년이 지나면 결국 그 영향이 쌓여 본인의 건강을 해치고, 그로 인해 가족을 불행하게 할 것이다. 미래의 자신과 배우자, 자녀를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금연하길 바란다.